'그림자가 된 사물들'은 제가 요즘 세상을 바라보며 느낀 어떤 감정에서 출발했어요.
요즘은 너무 많은 매체와 이미지 속에서 살다 보니 사물의 겉모습에만 집중하게 되고, 그 본질을 느끼는 감각이 점점 무뎌지는 것 같았어요.
예를 들면 SNS에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 누군가를 판단하기도 하고,
어릴 적 어른들이 말하던 "색안경을 쓰고 본다"는 말처럼 우리는 이미 정답을 내리고 어떤 '필터'를 낀 채로 보는 시선이 발달하게 된 것 같아요.
사물의 이름이나 외형이 아닌, 그 본질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회복하고 싶었습니다.
그래서 저는 다양한 소재의 '검정색'을 사용해서, 마치 그림자 같은 오브제를 만들어보려고 했고
색채의 화려함에 집중하기 보다는, '검정'이라는 열린 생각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더 집중해서 천천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.